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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 폭력 30년 만의 폭로 의미

토런스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인 여성이 30년 만에 학교 폭력 피해를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여성이 폭로한 내용은 한인 여고생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녀는 본인과 친구 1명이 2년간 5명의 한인 선배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들은 졸업파티를 한다며 이들을  4시간 넘게 감금하고 폭력을 휘두른 적도 있다고 한다. 더구나 가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신고할 경우 집에 불을 지르고 가족을 해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는 것이다. 조폭 영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다.     이 여성은 아직도 당시의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가해자 중 한 명과 우연히 마주쳤고 조금의 미안한 기색도 없는 모습에 화가 나 폭로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5명 가운데 일부는 아직 토런스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인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종종 발생했다. 특히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한인 학생이 많은 학교가 심했다. 미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가 어울려 다니며 잘못된 한국식 선후배 문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 했던 것이다. 토런스 학교 폭력 가해자들도 90도 인사를 요구했다는 것을 보면 이런 부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던 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지금까지 정신적으로 버텨온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할 정도다.   그녀는 최근 용기를 내 경찰 신고를 마쳤다고 한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어려움은 있겠지만 최선의 수사를 기대한다. 범죄자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은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은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를 살펴보는 계기도 되었으면 한다.  사설 학교 폭력 학교 폭력 토런스 학교 폭로 의미

2024-09-04

학교 폭력 피해자의 더 처절한 복수혈전

나의 자식이 누구에게 죽도록 맞고 들어 왔다면, 아니면 내 자식이 누군가를 죽도록 때렸다면.     어떤 경우라도 부모의 심정은 지옥 같았을 것이다. 이 지옥의 현장이 지금 한국에서 두 가지 다른 형태로 화두가 되고 있다. 하나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순신 아들 학폭사건’이다. 드라마와 실제 사건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정서는 대체로 피해자에 대한 동정과 가해자를 향한 분노이다.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고등학교 시절 자신에게 폭행을 가하고, 고데기로 팔과 다리를 지졌던 4명의 가해자들을 상대로 치밀한 복수를 펼쳐나가는 내용의 드라마 ‘더 글로리’는 허술하게 현실적이고 적당히 과장된 B급 드라마임에도, 지난해 12월 공개 직후 무난히 비영어권 TV 드라마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야만과 폭력이 학교라는 공간에 만연한 시대에 한국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한 K드라마가 글로벌 시청자들의 공론의 장에 학폭이라는 이슈를 제대로 올려놓았었다. 그리고 파트 2 공개와 때를 맞춰 정순신 아들 학폭사건이 터졌다.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 문동은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해는 ‘왕따’가 맹기세를 펼치던 2004년이다. 왕따라는 단어가 최초 사용된 것은 1997년. 이후 한국사회는 있는 자들과 없는 자들의 빈부 격차가 갈수록 극심해져 극도의 양극화로 치달았다. 있는 자들, 특히 공인들의 폭력적 갑질이 종종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한때의 ‘왕따’는 이후 세대에게 학폭으로 진화하여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어 버렸다. 학폭은 분명 양극화의 한 단면이다.     “난 분노에 성실하고 싶어요”라는 대사가 말해주듯 문동은이 사는 이유는 복수를 하기 위해서다. 문동은 착한 사람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녀를 방관했다. 그 대표적 방관자는 문동은의 담임 교사이다. 그는 가장 적극적인 방관자이며 심지어 문동은의 복수의 대상이다. 어린 시절 문동은을 지켜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방관자는 본질적으로 가해자와 다름없다.   학교폭력은 물리적인 피해에서 그치지 않는다. 괴롭힘을 당한 사람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몸에 난 상처보다 더 깊은 건 마음에 새겨진 상처다.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만들며 나아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게 한다.     트라우마는 복수극의 필수요건이다. 문동은의 불타는 복수심에 치우쳐 그녀의 정신적 트라우마가 미흡하게 처리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파트 2에서 문동은의 정신적 피해와 그에 대한 보상심리가 얼마나 깊이 있게 다루어질지 궁금해진다. 트라우마에 대한 깊은 탐구가 필요한 대목!     학교라는 공간은 모든 사람이 사회화를 처음 경험하는 곳이다.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의 무한 경쟁으로 인한 소외와 왕따 등 모든 사회적 문제들이 싹트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더 글로리’는 경찰, 피해자의 부모까지도 가해자의 재력 앞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부모 세대의 부조리와 학교 폭력의 관련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계급적 불평등, 공권력의 부패와 같은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들을 짚어냈다.     학폭은 결코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드라마에서처럼 치밀하게 짜인 악의 거미줄 안에서 자행되지 않을 뿐이다. 학교 폭력은 자본주의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는 고질적 병폐이며 부의 양극화가 낳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피해자가 사회제도 밖에서 복수극을 펼쳐가는 이야기는 자칫하면 폭력의 잔인함 속에 본질이 묻혀버릴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적지 않은 수가 직간접 가해자 또는 피해자이고 비겁한 방관자로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더 글로리’는 아직 절반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1부에서는 당한 만큼 갚아 준다는 문동은식의 복수를 보았다. 파트2에서문동은은 간혹 위기에 몰리겠지만 그녀의 잔인한 복수혈전은 계속될 것이다. 문동은의 복수와 생존의 서사에서 그치지 않고 ‘더 글로리’의 종영 이후에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 지구촌의 담론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물론 방관자의 위치에서 벗어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을 전제로 한다. 학폭 피해자들은 배신의 처절함보다 방관의 비겁함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김정 영화평론가복수혈전 학교 학교폭력 근절 학교 폭력 폭력적 갑질

2023-03-10

한인 학부모 '학폭 자료' 요청에 '7천불' 부과

학교 폭력 사례와 관련해 공공 기록을 요청했던 한인 학부모에게 교육구가 수천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해 논란이다.    공익 변호사들은 학부모를 옹호하며 주 법무부에 항의 서한까지 발송했다.    공익변호사 단체인 미국자유네트워크(AFN)는 지난 1일 텍사스주 법무부에 조슈아 독립교육구가 한인 테리 첨찰씨에게 부과한 공공 기록 검색 수수료(7111달러 12센트)와 관련, “학부모가 학교와 관련한 간단한 정보를 얻는데 수천 달러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며 항의 서한을 보냈다.    논란은 지난 11월부터 불거졌다. 학부모인 첨찰씨는 지난 2015~2022년 사이 교육구에 접수된 교내 폭행 및 따돌림 사례, 경찰 고소, 고충 신고 등에 대한 기록 공개를 요청했다.    첨찰씨에 따르면 아들은 한인 혼혈아로 학교 내에서 2년간 지속해서 학교 폭력에 시달려왔다. 학교 폭력과 관련해 첨찰씨는 교육구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첨찰씨는 “한인 혼혈아라는 이유로 우리 아들은 학교에서 계속 폭행에 시달렸고 8학년 때는 고막까지 파열됐다”며 “결국 학교 폭력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교육구에 신고건 등의 기록을 요청했는데 수수료로 수천 달러를 부과하는 건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관 관련해 교육구 측은 “학교 폭력과 관련한 자료가 총 6636페이지에 이른다”며 “이를 전자식으로 검색할 도구가 없어서 직원들이 개인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관련 자료를 직접 취합하고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변호사 항의서한을 보면 교육구 측은 첨찰씨에게 기록 공개 전 개인 정보 삭제를 위한 작업 비용(4927달러 23센트), 기록 인쇄 및 스캔 비용 등 7000달러가 넘는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AFN 워렌노어레드 변호사는 “교육구는 부모가 자녀가 학교에서 겪는 일에 대해 질문하지 못하도록 겁을 주려고 과도한 수수료를 청구하고 있다”며 “게다가 첨찰씨는 단순히 학교 폭력 건수만 필요했을 뿐 신고 내용을 보려고 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공공 기록 공개와 관련해 교육구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는 곳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 매체 데일리와이어는 텍사스주 포트워스독립교육구가 지난 8월 K~12의 도서 목록 기록을 요청한 학부모에게 130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한 사례를 8일 보도했다. 또, 로드아일랜드주에서는 한 학부모가 킨더가튼의 커리큘럼 기록을 요청했다가 교육구로부터 공개 비용으로 7만4000달러가 부과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 사실도 전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건수 요청 한인 학부모 학교 폭력 조슈아 독립교육구

202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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